티스토리 뷰
목차
서울 아파트 시장의 급상승: 거래량과 가격의 관계
서울 아파트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7월 마지막 주 기준으로, 전주 대비 주간 상승률이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0.28%, KB국민은행 통계에는 0.22%로 나타났습니다. 상승률이 1%도 되지 않으니, 별로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수치는 주간 상승률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년은 52주이니, 현재의 시장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연간 상승률은 KB국민은행 기준으로 11.4%,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는 14.6%에 달하게 됩니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의 지난 20년간 평균이 약 4.27%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상승세는 역대 평균치를 훌쩍 넘어서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6.3% 하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단 1년 만에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한 셈입니다. 더 놀라운 점은 이러한 상승이 몇 건의 거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대량 거래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31일 기준으로 2024년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390건에 달했습니다. 이는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거래 건수입니다. 일반적으로 거래가 크게 늘어난다는 것은 매도자와 매수자가 모두 많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거래량이 8천 건이라면, 집을 산 사람도 8천 명이지만 집을 판 사람도 8천 명이라는 것입니다. 즉, 시장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팔려는 사람도 많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거래량이 증가했다고 해서 집값 상승의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거래량이 늘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논리가 성립하려면 거래량이 줄어들면 집값이 하락해야 합니다. 그러나 2021년의 월 평균 거래량은 3,615건으로, 2020년 12월의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2020년에 비해 16.4%나 급등했습니다. 이처럼 거래량이 줄어들어도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당시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거래량 변화뿐만 아니라 가격 흐름도 중요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집값이 상승하는 추세에서 거래량이 늘어난다면 이는 상승의 전조로 해석할 수 있지만,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에서 거래량이 증가하는 것은 하락의 신호로 볼 수도 있습니다. 현재의 거래량 급증은 집값 상승과 맞물려 있어 2020년 12월의 분위기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래량은 그때와 비슷하지만, 집값 상승률은 여전히 그때 수준에는 미치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시장 지표를 2021년의 폭등 수준과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거래량 급증의 의미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는 현상은 다주택자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주택자와 1주택자와 같은 실수요자들에 의해 이끌리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규제 지역에서 2주택을 보유하거나 비규제 지역에서 3채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는 추가 주택을 구입할 경우 12.4%에서 13.4%의 높은 취득세를 부담해야 합니다. 이에 비해 무주택자와 1주택자가 부담하는 취득세는 1.1%에서 3.5%에 불과하니, 이 차이는 상당히 큽니다. 예를 들어, 서울 아파트의 평균 거래가가 약 12억 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다주택자는 1억 5천만 원의 취득세를 내야 합니다. 반면, 1주택자는 약 4천만 원의 취득세를 내는 것을 고려하면, 다주택자는 1주택자에 비해 약 1억 1천만 원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므로, 그만큼 투자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집값이 두 배 이상 상승하여 취득세를 내더라도 충분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 다주택자에게는 괜찮은 선택일 수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경우에는 같은 시장 상황에서 1가구 1주택자는 수익을 내는 반면, 다주택자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세법 하에서는 다주택자가 집을 구매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현실입니다. 결국, 현재의 거래량을 이끌고 있는 주체는 무주택자와 갈아타기를 원하는 1주택자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서울 아파트를 대거 사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부는 정부의 신생아 특례 대출과 같은 정책 대출이 시장에 미친 영향이라고 주장하지만, 신생아 특례 대출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올해 6월의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가는 역사적으로 처음으로 12억 원을 넘었습니다. 2022년 8월의 평균 거래가가 8억 원도 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2년 사이에 실거래가가 50% 이상 급등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상승세를 단순히 집값이 50% 이상 올랐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KB국민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0.2% 하락했습니다. 즉, 실제로는 집값이 50%나 오른 것이 아니라, 10% 이상 하락한 셈입니다. 이 두 지수가 상반된 방향을 가리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의 아파트 평균 거래액이 12억 원을 넘었다는 것은 고가 아파트가 주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2022년 8월에는 저가 아파트가 더 많이 거래되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결국 현재 거래가 활발한 지역은 강남 3구와 마용성과 같은 고가 지역이며, 2022년 8월에는 노도강이나 금관구와 같은 저가 지역이 더 많이 거래되었습니다. 신생아 특례 대출의 경우, 매수하려는 주택의 가격이 9억 원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서울의 집을 사는 사람들이 신생아 특례 대출을 받았다고 가정하더라도 평균 거래가는 9억 원을 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신생아 특례 대출을 받은 사람의 비중이 늘어날수록 평균 거래가는 9억 원 이하로 수렴할 것입니다. 결국 서울의 집값을 끌어올리는 주체는 무주택자와 1주택자라는 점은 맞지만, 그들이 신생아 특례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서울의 집값이 오른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무주택자와 1주택자들이 서울 아파트를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울의 전세가 상승세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임대에서 매매로 전환하려는 수요와 지방의 집을 팔고 서울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현재 서울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의 공통된 심리는 다가오는 심각한 공급 부족 현상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감입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조기 건설과 비아파트 추가 공급으로 시장의 공포를 잠재우려 하고 있지만, 실수요자들은 "3기 신도시와 서울의 입지가 같나? 나는 아파트에 살고 싶은데 빌라 공급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두 가지 질문에 대한 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무주택자와 갈아타기를 원하는 1주택자는 현재의 시장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